EV3 접목 신기술 등 알리기 위해 개발 연구원 12명이 직접 프레젠테이션
기아 내부 테스트 결과 파주-부산 434km 주행하고도 잔여 거리 112km 남아
기아가 16일 미디어를 대상으로 EV3 테크 데이를 개최했다. 개발을 주도한 연구원들이 직접 EV3에 새롭게 적용된 신기술들을 브리핑하고 질의응답을 하는 행사다. 총 12명의 연구원이 각자 맡은 분야에 대해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는데, 이중 소비자들이 가장 크게 체감할 것 5가지를 꼽아 소개한다.
i-Pedal 3.0 (이하 아이 페달 3.0)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는 패들 시프트를 통해 회생 제동의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그중 아이 페달이 있는데 이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더라도 제동할 수 있는 원 페달 주행 모드다. 기존의 아이 페달은 높은 회생 제동을 기본값으로 가지고 있어 일부 운전자나 탑승자는 아이 페달 모드에서 멀미를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 페달 3.0에서는 회생 제동 Lv.1, Lv.2, Lv.3에서 각각 아이 페달을 설정할 수 있다. 즉 원 페달 주행 모드의 회생 제동량을 조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각 회생 제동 단계에서 왼쪽의 패들 시프트를 1초 이상 당기면 설정할 수 있다. 또한 메모리 기능이 추가돼 차량의 전원을 껐다가 다시 시동을 걸어도 이전에 설정한 아이 페달 단계가 유지돼 재설정의 번거로움이 사라졌다.
또한 후진 시에도 아이 페달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소유자들의 피드백을 통해 생긴 후진 아이 페달은 주차 시 브레이크 페달과 가속 페달에서 발이 왔다 갔다 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앨 수 있다. 다만, 이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도 있을 수 있기에 후진 시 아이 페달은 센터 디스플레이를 통해 설정을 켜고 끌 수 있다.
스마트 회생 시스템 3.0
이 기술은 회생 제동 시스템에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것이다. 운전자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선행 차량과의 거리 및 내비게이션 정보를 통해 적정 수준으로 감속해 준다. 이전의 스마트 회생 시스템이 과속 카메라 정보만 활용했던 것과 다르게 ▲과속 카메라 ▲좌/우회전 ▲커브길 ▲속도제한 ▲방지턱 ▲회전교차로 등의 내비게이션 정보를 활용한다.
또한 기존의 회생 제동 감도를 ‘강함’과 ‘부드러움’ 등 강도에 맞춰서 선택하던 것에서 차간 거리를 기준으로 변경된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시속 9km까지 속도가 떨어지게 되면 더 이상 감속이 되지 않던 방식에서 정차까지 해주는 형태로 바뀌면서 기존보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야 하는 빈도도 줄었다. 실제로 기아가 내부적으로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서울에서 경기도 화성 남양연구소까지 주행하는 과정에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횟수가 84%나 감소했다는 데이터를 공개하기도 했다. (동일 경로와 운전자, 시간 기준 3회 교차 테스트)
THIN HVAC (작아진 공조 시스템)
기아는 실내 공간 확대를 위해 공조 시스템(HVAC, Heating, Ventilation and Air Conditioning)의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인 ‘THIN HVAC’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적용했다. 실제로 EV3는 운전석과 동승석 사이의 발 공간이 상당히 여유로운 편에 속한다.
공조 시스템 내부의 열교환기 배치를 세로형에서 가로 적층형으로 바꾸고 공조 시스템 내부 도어의 구동 방식을 기존 회전식에서 슬라이딩 식으로 변경했다. 후석으로 공기를 내보내는 통로를 실내 공간에서 PE(Power Electric)룸 쪽으로 이동했다.
이를 통해 기존 공조 시스템 대비 상하 크기를 33% 줄여 대시보드 하단부로 공조 시스템이 노출되는 영역을 최소화하고 승객 발 거주 공간을 동승석 기준 6cm 더 넓혔다. 그뿐만 아니라 내부 공기 유로를 단순화해 시스템 크기를 줄이면서도 풍량은 증가하고 소음과 전력 소비는 낮아졌다.
간소화 된 전기차 전원 제어
기존 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들은 전원 제어를 시동이 아예 꺼진 Off와 ACC, 이그니션, 주행 준비가 된 Ready까지 4단계로 나눴다. 전기차임에도 전원 제어는 내연기관 차량들의 방식과 같은 것이었다. EV3는 중간 과정인 ACC와 이그니션을 ‘Power On’으로 통합했다. Power On 상태는 구동을 제외한 모든 전장을 사용할 수 있으며 고전압 배터리를 활용하게 된다.
다만 Power On 상태는 오조작을 방지하기 위해서 15분으로 사용이 제한된다. 기존의 현대차그룹 전기차들도 마찬가지였지만 차량의 전력을 오래 써야 하는 경우. 예를 들어서 차박을 하면서 냉난방을 하는 경우에는 유틸리티 모드로 접속해야 했다. EV3 역시 마찬가지인데 기존보다 유틸리티 모드에 접근하는 방식이 간편해져 디스플레이 상단에서 아래로 스크롤 하면 나오는 퀵 메뉴에 유틸리티 모드가 추가됐다. 또한 기존에는 유틸리티 모드에서 주행을 하기 위한 Ready로 바로 넘어가는 것이 불가능했는데 EV3에서는 가능하게 설계됐다.
주행 가능 거리 가이드
전기차의 계기판에는 잔여 주행 가능 거리가 표시된다. 이 잔여 주행 가능 거리는 현재 운전자의 주행 습관을 바탕으로 남아있는 전력량을 계산해 표기한다. 전기차를 운전해 본 사람이라면 목적지의 거리와 잔여 주행 거리가 비슷하게 남아 전비 주행을 할 것인지, 빠르게 충전을 해야할지 고민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EV3에는 세계 최초로 주행 가능 거리 가이드가 나온다. 현재의 주행 습관을 바탕으로 주행 가능 거리가 표시되는 것은 동일하지만 추가적으로 전력을 많이 소비하면서 운전할 때와 전비 주행을 할 때, 즉 최저 주행 가능 거리와 최고 주행 가능 거리가 함께 표기된다.
트립 컴퓨터는 운전자가 전비 주행을 할 때 최고 주행 가능 거리 방향으로 게이지가 늘어나는 것을 표기한다. 이를 보면서 운전자는 전비 운전을 지향할 수 있다. 무엇보다 최저와 최고 주행 가능 거리가 함께 표기되기 때문에 전기차 주행 중 만날 수 있는 변수 등에도 대비할 수 있다.
이 외에도 기아는 ‘차세대 열관리 시스템’을 적용해 히트펌프의 성능 향상을 통한 난방 성능 확대와 겨울철 전비 감소를 최소화를 실현하기도 했다. 또한 보급형 전기차지만 라이드 핸 핸들링 성능과 NVH 억제를 위해 차체 강성을 보강하고 주파수 감응형 서스펜션 밸브 등을 적용하는 등 다양한 기술을 도입했다.
공기 역학 성능을 늘리기 위해 현대차그룹 최초로 사이드 실 언더커버를 적용해 차체 하부의 커버링 면적을 79.1%까지 늘리기도 했으며 전방보다 후방이 좁아지는 보트테일 형상으로 구현하기도 했다.
주행 거리를 확대하기 위해 동급 최대 수준인 81.4kWh의 4세대 배터리를 탑재해 산업부 인증 기준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 501km를 달성했다. (롱 레인지 모델 17인치 휠 기준) 셀 단위의 에너지 밀도를 향상시켜 동일한 400V 시스템이 탑재된 니로 EV 대비 약 22%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췄다. 또한 배터리 팩 내부를 구성하는 전장품을 2단으로 탑재해 추가 공간을 확보하고 이 공간에 배터리 셀을 추가해 니로 EV 대비 25% 더 많은 셀을 탑재했다. 급속 충전 속도를 높이기 위해 충전 중 배터리 온도를 낮추는 수냉식 냉각 시스템을 적용하기도 해서 배터리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31분이 소요된다. 이는 니로 EV 대비 약 12분 단축된 시간이다.
실제 이날 EV3로 부산에서 파주까지 434km를 주행하는 내부 테스트 영상을 공개했는데 목적지에 도착하고도 잔여 주행 가능 거리가 112km, 배터리 잔량은 22%가 남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지난 6월 16일 진행한 실험으로 외기온은 31도 실내 에어컨은 22도에 설정했으며, 주행에 소요된 시간은 5시간 30분이었다. 평균 전비는 7.0km/kWh가 나왔다.
이번 행사에 대해 기아 관계자는 “EV3에 적용된 다양한 전동화 기술은 고객에게 더욱 편리한 전기차 사용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아 연구원들이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라며 “고객들이 사랑하는 차량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원들의 진심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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