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둔 ‘이것’이 폭발한다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며 본격적인 초여름 더위가 시작됐다. 기온이 오르면 자연스레 늘어나는 것이 있다. 바로 ‘차량 화재’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차량 화재 사고는 연중 가장 더운 6월~8월 사이에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다. 특히 주차 중 혹은 주행 중 차량 내부에서 발생한 화재는 초기 대응이 어려워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많은 운전자들이 차량 화재 원인을 ‘엔진’이나 ‘배터리’처럼 복잡한 기계적 결함에서 찾곤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예상치 못한 생활용품이나 차량 내부 부품이 화재를 유발하는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가장 위험한 부위
1: 차량 내부 ‘대시보드 위’
소화기, 향수, 라이터, 보조배터리 같은 소형 제품을 대시보드 위에 무심코 올려두는 운전자가 많다. 하지만 여름철에는 차 내부 온도가 70도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다. 이때 플라스틱 소재나 리튬이온 배터리를 가진 물품은 폭발하거나 발화할 위험이 있다. 실제로 서울에서 발생한 한 차량 화재는 보조배터리 폭발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2: 트렁크 내부 가연성 물품
캠핑 용품이나 차량용 방향제, 스프레이형 세정제를 트렁크에 보관하는 경우도 주의가 필요하다. 이들 제품은 대부분 고압 가스가 포함돼 있어 고온에 장시간 노출되면 터질 수 있다. 특히 밀폐된 트렁크는 열이 빠져나가지 않아 온도가 쉽게 올라가기 때문에 위험도가 더욱 높다.

3: 전기 배선 주변 먼지와 이물질
정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전기 배선 부위에 먼지나 유분이 축적된 상태로 고온에 노출되면 스파크가 발생해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여름철 전기계통 점검은 반드시 선제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그 외 주의할 점들은 먼저, 창문을 닫고 주차할 경우 환기가 되지 않아 내부 온도가 극도로 올라가며, 대시보드 커버, 썬쉐이드 등 불연소 재질이 아닌 액세서리도 발화 위험이 있다. 여름철엔 특히 주유 직후 장거리 주행 또는 오르막길 주행 후 정차 시, 열이 차량 하부에 축적되며 발화 가능성이 있다.
본격적인 무더위를 앞두고 차량 점검은 단순히 ‘연비’나 ‘성능’ 문제가 아닌 ‘안전’의 문제다. 무심코 둔 작은 물건 하나가 나와 가족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여름철 차량 화재, 그 시작은 ‘작은 부주의’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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