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프리뷰 행사 통해 국내에 최초 공개
싼타페가 돌아왔다. 그동안 스파이샷과 보도자료를 통해 국내 소비자들의 애간장을 태우다가 8월 8일 언론을 대상으로 진행한 미디어 프리뷰 행사를 통해 국내에 최초로 공개한 것이다. 새로 바뀐 싼타페는 어떤 상품성을 지니고 있는지 직접 살펴봤다.
세간에 신형 싼타페의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낯설 만도 하고 이상해 보일 수도 있다. 에디터 역시 고개를 갸웃한 부분이 있으니 말이다. 싼타페는 갤로퍼를 생산하던 현대차가 최초로 내놓은 도심형 SUV모델이다. 1세대부터 베이스 모델이었던 EF쏘나타를 연상시키는 곡선 위주의 디자인을 가지고 있었고 이 기조는 이전 세대인 4세대까지 유지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오프로더 느낌이 물씬 풍기는 박스형 SUV가 되어서 돌아왔다. 이에 대해 사이먼 로스비 현대차 스타일링담당 상무는 코로나 엔데믹 이후 사람들이 레저 스포츠와 같은 외부 활동을 즐기고 있고, 코로나 기간 동안 차박이라는 문화에 익숙해졌다는 것을 감안, 아웃 도어와 차박이라는 목표를 지향하여 개발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5세대 싼타페에는 골프백이 가로로 들어간다. 현대차는 이 차에 골프백 4개와 보스턴백 4개가 들어갈 수 있다며 현장에 실제 골프백을 준비해두기도 했다. 싼타페는 기능을 최우선적으로 설계된 차량이다. 요즘에는 디자인을 위해서 기능을 희생한 차가 많다. 3열까지 존재하는 SUV임에도 스포티한 디자인을 위해 루프 라인이 트렁크로 향하며 낮아지는 경우가 많다. 결과적으로 3열에 탑승하기 위해서는 고개를 푹 숙일 수 밖에 없고 성인이 탑승하기에는 제한적이다. 하지만 신형 싼타페의 3열에서는 성인 남성도 고개를 빳빳하게 들 수 있다. 루프 라인은 바닥과 수평을 그리며 높이를 유지하고 있고, 천장과 후면 유리창이 90도에 가깝게 설계 돼 3열을 펼쳤음에도 어느 정도의 트렁크 공간이 생긴다. 그래서 싼타페는 3열까지 시트 리클라이닝을 지원한다. 4륜구동을 지원하는 내연기관 자동차 특성 상 후륜부의 바닥이 높아 무릎 자세는 다소 불편하다. 하지만 그 이전까지 중형SUV 3열에서 성인 남성이 고개를 들 수 있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3열의 공간 활용도는 감히 상위 모델인 팰리세이드보다 일부분은 더 우세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다.
3열, 혹은 2열까지 접고 수납 공간이나 차박 공간으로 활용하기에도 편하게 설계되었다. 우선 트렁크의 파팅 라인을 살펴보면 측면과 후면의 모서리 부분까지 최대한 밀어낸 것을 알 수 있다. 트렁크 입구의 크기를 최대한 늘려 부피가 큰 짐을 넣거나 차박을 위해 사람이 오르내릴 때 훨씬 수월해졌다.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비대해진 테일 게이트를 안정적으로 여닫을 수 있는 긴 쇼크 업소버가 필요해졌다. 싼타페의 리어 램프가 하단으로 내려갈 수 밖에 없던 이유다. 게다가 트렁크가 열려 있어도 방향지시등과 정지등이 들어와 있어야 하는 규제로 인해 보조제동등과 방향지시등은 범퍼까지 내려오게 되었다. 가장 많은 논란이 되었던 후면부 디자인에는 이런 기능적인 이유가 있었다. 현장 브리핑에서도 계속 나오는 키워드는 ‘아웃 도어’와 ‘차박’이었다. 참고로 싼타페에는 저가형 트림부터 전동식 트렁크가 기본으로 적용된다. 커져버린 테일 게이트 때문에 후면 주차 이후 트렁크를 못 여는 불상사가 발생할까봐 후방 카메라의 탑뷰를 통해 테일 게이트를 열 수 있는 마지노선을 알려준다고 한다.
박시한 디자인으로 기존 모델 대비 상당히 커진 것 같지만 전장이 45mm, 휠베이스 50mm, 전고는 35mm 늘어났으며 전폭은 4세대 모델과 동일하다. 훨씬 당당해 보이는 것은 디자인의 힘이 크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펜더는 굵직한 캐릭터 라인을 사용해 실제보다 더 많이 튀어나온 것 처럼 강조했다. 동그란 휠 하우스와 다르게 블랙 하이그로시로 마감한 클레딩은 각을 줘서 디자인했다. 오프로드를 주행하는 전천후 SUV의 경우 많은 차량들의 휠 하우스가 네모 형태로 각이 져 있다. 거친 도로를 주행하는 만큼 바퀴의 움직임이 많고 휠 하우스에 부딪히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그렇게 설계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실제로 휠 하우스를 네모나게 만들면 여백이 생겨서 공기의 흐름이 안 좋아진다. 그래서 휠 하우스는 동그랗게 만들면서 클레딩에 각을 세우는 일종의 눈속임을 한 것이다. 이쯤되면 싼타페가 지향하는 디자인 콘셉트 자체가 ‘아웃 도어’인 것이 명확해진다. 참고로 싼타페의 공기 저항 계수는 0.29Cd다. 박시한 디자인을 생각하면 상당히 좋은 수치라고 볼 수 있다. 사이먼 로스비 상무 역시 디자인 과정에서 공기 역학을 좋게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음을 밝혔다.
C필러에는 여태까지 모든 자동차에서 볼 수 없었던 특별한 장치가 있다. 외부 활동과 레저를 즐기는 사람들이 루프랙을 통해 텐트나 루프 캐리어를 많이 설치하는 것에 착안 해 쉽게 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든 손잡이다. 실제로 후륜 타이어를 밟고 손잡이에 힘을 주면 천장에 있는 물건을 꺼내기 쉽게 오를 수 있다. 200kg 중량까지는 충분히 버틸 수 있고, 외부인이 사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잠금도 지원한다.
수직으로 각이 진 전면은 위엄 있는 인상이다. 특히 이번 모델에는 주간주행등과 범퍼의 형상 등을 통해 다양한 ‘H’를 숨겨둔 것이 특징이다. 범퍼에 위치한 에어 인테이크에는 위 아래 모두 액티브 에어 플랩을 적용해 필요할 때만 공기를 흡입해 공기 저항 계수를 줄이는 데 일조한다.
1열에는 최신 현대차에서 볼 수 있었던 신기술이 대거 적용됐다. 특히 시트는 편안한 휴식 자세를 만들어주는 릴렉션 컴포트 시트와 장시간 주행 시 몸을 풀어주는 안마 기능 등이 적용된 에르고 모션 시트까지 동시에 적용되어 아웃 도어 활동을 위해 장 시간 운전하는 운전자를 배려한 것이 느껴졌다. 12.3인치의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가 커브드 형태로 적용됐다. 기어 노브가 칼럼에 붙으며 현대차에는 최초로 두 개의 스마트폰을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무선 충전기가 생겼는데, 카탈로그에 한 대의 스마트폰만 충전할 수 있는 사양도 있는 것으로 보아 옵션으로 보인다. 상당히 큰 컵홀더가 들어갔는데 스타벅스의 벤티 사이즈를 넘어 트레타 사이즈도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테리어에서 신기했던 것 중 하나는 바로 센터 콘솔이다. 렉서스의 센터 콘솔은 운전석 방향과 조수석 방향 모두 열 수 있는 방식인데 싼타페는 앞과 뒤 양방향으로 열린다. 기존의 센터 콘솔이 1열 탑승자가 독점하는 수납 공간이었다면 2열 탑승자가 센터 콘솔을 공유할 수 있는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2열에는 센터 콘솔 하단부에 슬라이딩 형태로 튀어 나오는 수납 공간이 있다. 즉 센터 콘솔 수납 공간을 1층과 2층으로 나눠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인데, 1층과 2층 가운데 덮개를 뺄 수 있어서 상당히 깊은 공간을 통째로 사용할 수도 있다. 어떤 레저 활동을 즐기던 낚시대 같은 아주 큰 물건만 아니라면 왠만한 물건은 센터 콘솔 안에 들어갈 듯 하다.
전시 차량은 모두 독립식 2열 시트가 적용된 6인승 모델이었다. 싼타페는 2열 시트가 벤치형인 5인승과 3열 시트까지 마련한 7인승 이렇게 총 3가지 시트 베리에이션을 지니고 있다. 6인승 모델은 시트가 개별적으로 슬라이딩 가능해 앞으로 최대한 당기면 주먹 한 개, 제일 밀면 주먹 두 개 반 정도가 들어갈 정도의 레그룸이 있다. 헤드룸은 부족함 없이 넉넉하고 열선 시트 및 2열 송풍구 등을 갖추고 있다.
신형 싼타페는 HDA2 등 최신 ADAS 기능을 탑재하며 빌트인 캠2, 지문 인증 시스템, 디지털 키2, 10개의 에어백 등 다양한 편의 장비와 안전 장비를 갖추고 있다. 기존의 디젤 파워트레인이 삭제되어 281마력 2.5ℓ 가솔린 터보 엔진과 235마력 1.6ℓ 하이브리드 터보 두 개로 운영된다. 이 날 행사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은 찾아볼 수 없었는데 현재 다양한 인증 과정을 거치고 있어 추후 공개될 것으로 예정된다. 판매 가격은 아직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대차는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17일부터 25일까지 한강 세빛섬 일대에서 신형 싼타페를 직접 경함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강 위를 움직이는 선상, 가빛섬 4층 옥상 등 이색 공간에서 신형 싼타페를 만나볼 수 있으며, 방문은 네이버 사전 예약을 통해 가능하다.(사전 예약은 12일부터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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