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전기차, BMS와 주행 가능 거리를 전용 진단기로 진단해 3등급 이상 차량만 판매
“이게 중고차라고?”
기아 인증중고차 미디어데이 행사장 입구에는 진녹색 EV6 한 대가 세워져 있었다. 자세히 봐도 신차 발표회에 전시되어 있는 완전 새 차와 다를 바가 없었다.
기아 인증중고차는 ▲차체(Body) ▲무빙(Closure) ▲내/외장(Trim) ▲전장(Electronic) ▲샤시(Chassis) ▲동력(PT/PE) 6개 부문에 걸친 완성차 품질관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중고차를 상품화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이뤄지는 정밀검수의 항목은 200여개에 이른다. 심지어 품질 검수 항목은 신차 인도 전 검사 리스트를 중고차에 맞게 살짝 변형한 것으로 중고차이지만 신차급 품질을 확보하기 위한 기아의 절치부심이 보이는 항목이다.
이렇게 까다로운 품질 검수를 거친 전시 차량은 ▲차체 부분에서 운전석 앞/뒤, 조수석 뒷 문을 도색했고 ▲무빙 부문에서는 바디의 웨더 스트립(파팅 라인에 있는 고무 몰딩)을 교체했으며 ▲내/외장 가니쉬를 도색했다. ▲전장은 KDS의 진단과 점검을 통해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고 ▲샤시 부문에서는 전기차 전용 타이어인 한국타이어 iON을 장착함과 동시에 운전석 뒷 휠을 복원했다. ▲동력은 기아 자체 검수 결과 1등급으로 판정됐다.
실내 컨디션도 흠 잡을 곳 없이 완벽했다. 기아는 고객에게 차량을 인도하기 전에 ▲친환경 시트 보호 커버(더스트백 소재)와 함께 ▲스티어링 휠 및 기아 로고 등 주요 부위에 프로텍션 필름 부착 ▲최고급 유리막 코팅 시공까지 진행한다. 중고차지만 신차를 인도 받았을 때와 같은 새로움을 선사하기 위함이다.
기아가 내달 1일부터 인증중고차사업에 뛰어든다. 24일에 먼저 인증중고차 사업을 시작한 현대/제네시스에 비해 다소 늦지만 기아는 내연기관 자동차는 물론 전기차에 대한 인증중고차 사업도 동시에 시작한다. 현대와 제네시스는 추후 확대할 예정이다.
기아는 인증중고차 3대 차별화전략으로 ▲완성차 제조사만의 새로운 고객 경험(New Experience)제공 ▲최고 품질(Best Quality)의 중고차 공급 ▲국내 최초 중고 EV 품질등급제 도입(EV Pioneer)을 제시했다. 자체 조사 결과 소비자가 중고차 구매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로 ‘믿을 수 있는 품질’을 꼽은 것을 감안해 완성차 품질관리시스템을 중고차 사업에 도입했다. 또한 최상 등급의 중고차를 공급하기 위해 판매대상도 신차 출고 후 5년 10만km 이내 무사고 차량으로 한정했다.
현대/제네시스 인증중고차와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볼 수 있는 전기차 인증중고차 판매를 위해 다양한 시스템이 도입된다. 내연기관 자동차와 다르게 전문적인 진단기 없이는 판단하기 힘든 전기차의 잔존 가치를 확인하기 위해 제조사로서 보유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더했다.
전기차만의 ‘품질검사 및 인증체계’를 마련했고 5등급으로 구성된 ‘중고 EV 품질 등급제’를 선보인다. EV전용 진단기를 통해 전기차의 4대 시스템인 ▲고전압 배터리 컨트롤 시스템 ▲고전압 충전 시스템 ▲고전압 분배 시세틈 ▲전력변환 시스템 등을 정밀 진단해 배터리의 현재 성능 및 상태 등급을 산정한다. 이와 함께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를 측정해 신차 대비 상대적인 실제 성능까지 등급화 한 후, ‘배터리 등급’과 ‘1회 충전 주행 거리 등급’을 종합한 최종 품질 등급을 부여한다. 제조사이기에 가능한 구체적인 테스트를 통해 최소 성능 기준에 해당되는 3등급 이상 판정을 받은 차량만 고객에게 판매한다.
다만, 정부 정책에 따라 전기차 의무 보유 기간인 출고 2년 내의 차량은 매입하지 않는다.
B2C 과정에는 온라인 다이렉트 거래 채널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중고차 판매 및 매입을 이-커머스 중심으로 구축해 모바일/웹 사이트에서 상품 검색, 견적, 계약, 결제, 배송, 시세 조회, 차량 수거 등 전과정을 진행할 수 있다. 다만 ‘내차팔기’ 서비스의 경우 지난해 4월 중소벤처기업부의 사업조정 권고안에 따라 기아 신차 구입 고객에 한해 이용할 수 있다. 매입 대상은 연식 5년 이내, 주행거리 10만km 미만의 무사고 차량 중 기아 브랜드만 가능하다. 타사와 달리 매입을 기아 브랜드 차량으로 한정해 기존 고객을 관리하고 브랜드 로열티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내차팔기’의 경우 대부분 전문 평가사가 방문평가를 진행하고 있지만, 기아는 고객의 편의를 위해 100% 비대면 평가도 도입했다. 매입 가격은 빅데이터 기반의 가격산정 엔진이 도출한 ‘예상 매입가격대’에서 고객이 촬영한 차량 사진과 기아가 보유한 차량 정보를 추가로 반영해 산정된다. 따라서 고객은 본인이 타던 차량을 판매할 때 차량 사진만 업로드하면 된다.
100% 비대면 평가 도입으로 인해 고객은 대면 평가 시 발생할 수 있는 번거로움이나 흥정, 현장 감가 등 가격 협상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있고 신속하게 마무리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물론 전문인력이 방문할 경우에도 단순 차량의 상태만 확인할 뿐 가격 흥정이나 감정평가는 절대 하지 않는다.
기아는 이렇게 엄격한 과정을 거쳐 판매된 인증중고차에 대해 구매 시점 기준으로 1년 2만km까지 무상 보증을 제공한다. (신차 잔여 보증기간과 인증중고차 보증기간 중 기간 및 주행거리가 큰 보증기간을 제공) 또한 신차 고객에게 제공한 서비스와 멤버십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전국 700여 개의 직영 서비스센터 및 오토큐에서 보증서비스 등의 차량 관리를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인증중고차 구입 시에도 기아 멤버스 포인트를 제공한다. 신차 구입 기준 포인트의 50%를 최대 10만 포인트까지 적립해주며 이를 이용해 신차 구입은 물론 정비네트워크, 주유와 충전, 쇼핑, 레저, 교육 등 다양한 곳에서 사용할 수 있다.
커넥티드 카 서비스 ‘기아 커넥트(Kia Connect)’는 인증중고차 구매시점 기준으로 1년간 이용할 수 있다. (신차 잔여 무상 이용기간과 인증중고차 무상 이용기간 중 큰 기간을 제공, 커넥트 이용 가능 차량에 한함)
또 고객이 주문한 차량을 배송 받고 운행을 했더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7일 내 환불이 가능하다.
기아는 고객 경험을 확장하기 위해 수도권에 ‘기아 인증중고차 익스피리언스 파크(CPO Experience Park)’로 불리는 인증중고차 경험 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최대 700여 대의 높은 품질을 가진 인증중고차와 각종 차량 용품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대규모 전시공간과 더불어 트랙 주행 시설도 마련해 구매하고 싶은 차량은 현장에서 바로 시승도 해볼 수 있다. 2025년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기아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사업조정 권고안에 따라 2년간 판매대수를 제한한다. 올해 남은 두 달간 3천 대를 판매하고, 내년에는 사업을 더욱 고도화해 1만5천 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권혁호 기아 국내사업본부장(부사장)은 이날 환영사를 통해 “오늘 차량 제조사로서 신차뿐만 아니라 중고차를 구매하는 고객의 모빌리티 라이프 사이클까지 책임지는 브랜드로 태어나고자 한다”며 “기아 신차 구매고객에게 안정적인 중고차 매입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신차-중고차 고객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신차에서 중고차까지 고객이 원하는 모든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해 브랜드 신뢰도와 로열티를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김지민 기아 국내사업전략실 상무는 “국내시장에서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가 되려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선상에 있는 중고차 부문 서비스 제공이 필수적”이라며, “우수한 품질의 인증중고차와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해 기아 브랜드에 대한 전체적인 신뢰도를 한층 더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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