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 유지비, 중고 시세까지 따져본 현실 가성비 분석

최근 자동차 시장의 양극화와 중고차 시장의 성장, 그리고 경형 SUV의 등장으로 1,000만원대 SUV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가성비’를 내세우며 자동차를 처음 구매하거나 세컨드카를 고민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 가격대는 현실적인 타협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렇다면 1,000만원대로 정말 ‘살 만한’ SUV가 존재할까? 단순히 가격만 저렴한 게 아니라 성능과 안전, 유지비 측면에서도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을까?

먼저 신차 시장부터 살펴보자. 2024년 기준으로 국내에서 신차로 1,000만원대 SUV를 구입할 수 있는 유일한 모델은 현대 캐스퍼다. 최하위 트림이 약 1,385만원부터 시작해 상위 트림도 1,900만원대에서 마감된다. 캐스퍼는 엄연히 경차이지만, SUV 형태를 갖추고 있고 최근 출시된 모델답게 기본적인 첨단 안전사양도 갖췄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차선유지보조, 긴급제동보조, 후측방 경고 등 일부 ADAS 기능이 탑재된 점은 동급 경차 대비 경쟁력이 높다. 다만 1.0리터 3기통 엔진은 고속 주행에서 한계를 느낄 수 있고, 차량의 실내 및 트렁크 공간은 장거리 여행이나 다인승에는 다소 부족하다.

조금 더 넓은 실내 공간이나 SUV다운 주행성능을 원한다면, 선택지는 중고차 시장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 경우 1,000만원~1,800만원 사이에 실질적으로 다양한 SUV 모델들이 포진해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르노삼성 QM3, 쌍용 티볼리 등을 들 수 있다.
르노삼성의 QM3는 중고차 시장에서 여전히 인기 있는 모델이다. 1.5 디젤 엔진을 탑재해 연비가 리터당 17km 내외로 매우 우수하고, 유럽 스타일의 디자인으로 첫 인상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 출력도 일상 주행에는 부족함이 없고, 중고차 감가율도 상대적으로 완만한 편이다. 다만 저속에서의 토크 부족과 소모품 가격이 높은 편이라는 점은 고려해야 할 요소다.

SUV의 감성을 갖춘 ‘정통 국산 SUV’ 모델을 원한다면, 쌍용 티볼리도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다. 티볼리는 초기에 출시된 모델이 2015년형부터 시작되며, 현재 89년식 차량들이 약 1,200만원, 1,800만원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다. 실내 공간이 넓고, 편의 옵션도 풍부한 편이다. 다만 고속 안정성이나 잔진동 부분에서는 아쉬움을 느낄 수 있으며, 10만km 이상 주행한 중고차는 정비 이력이 꼼꼼히 확인되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유지비다. 중고 SUV는 신차보다 자동차세가 높지 않더라도, 차량이 노후화되면서 수리비가 증가할 수 있다. 반면, 캐스퍼나 레이 같은 경차 SUV는 보험료와 세금이 낮고, 연비도 우수해 유지비 부담이 훨씬 적다. 특히 캐스퍼는 연 10,000km 기준 주유비가 약 100만원대로 계산되며, 자차 보험료도 대부분의 드라이버 기준으로 70만~90만원 수준에서 책정된다. 반면 디젤 SUV인 QM3는 연료비는 적지만, 보험료와 소모품 비용은 조금 더 높게 책정된다.
중고차를 살 경우 반드시 차량 성능점검기록부와 사고 이력, 침수 및 주행거리 조작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최근에는 카히스토리, KB차차차, 보배드림 등의 플랫폼에서 성능보증 중고차 매물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일정기간 내 환불 및 교환을 보장하는 딜러사도 늘고 있다.
결론적으로, 1,000만원대 SUV는 조건만 맞는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신차든 중고차든 ‘싸게 샀다’는 느낌이 아니라, ‘나한테 맞는 차를 잘 샀다’는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사용 목적과 유지비를 함께 따져보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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