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을 여행하다 보면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왜 일본과 영국은 운전석이 오른쪽이고, 한국과 미국은 왼쪽일까? 이 차이는 단순한 디자인이 아니라 역사와 문화의 엉뚱한 충돌에서 비롯됐다. 칼을 든 기사부터 제국주의 열차까지, 운전석 위치의 비밀을 풀어보자.
중세의 칼춤: 도로 통행의 기원

운전석 위치는 자동차보다 훨씬 오래된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중세 유럽에서 말을 탄 사람들은 대부분 오른손잡이였고, 칼을 오른쪽 허리에 찼다. 길에서 적과 마주쳤을 때 오른손으로 칼을 뽑으려면 도로 왼쪽으로 가는 게 편했다. 그래서 영국을 포함한 많은 지역에서 “오른쪽 통행”이 자리 잡았다. 이후 자동차 시대가 오며 운전석은 오른쪽에 배치돼 도로 왼쪽을 잘 볼 수 있게 됐다. 이건 역사학자들도 인정하는 꽤 탄탄한 설명이다.
반면, 프랑스는 영국과 라이벌 의식을 불태우며 혁명 이후 “왼쪽 통행”을 밀어붙였다. 나폴레옹이 유럽을 휩쓸며 이 규칙을 퍼뜨렸고, 미국도 독립 후 프랑스 영향을 받아 왼쪽 운전석을 표준으로 삼았다.
제국의 흔적: 영국 vs 미국의 전파

영국은 대영제국 시절 식민지 곳곳에 오른쪽 운전석 문화를 심었다. 일본은 19세기 메이지 유신 때 영국의 철도와 도로 시스템을 벤치마킹하며 오른쪽 운전석을 선택했다. 역사 기록에 따르면, 1872년 영국 엔지니어가 일본 최초의 철도를 설계하며 이 전통이 뿌리내렸다. 반면, 한국은 1945년 해방 후 미국의 영향을 받아 오른쪽 통행과 왼쪽 운전석을 정착시켰다. 이건 당시 미군정의 교통 규제 문서에도 나온다.
실용성 논쟁: 가설일 뿐일까?

일부는 지리적 요인을 들어 “일본의 좁은 도로에선 오른쪽 운전석이 더 편했다”거나 “미국의 넓은 평야에선 왼쪽이 유리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건 명확한 증거가 없는 추측일 뿐이다. 전문가들은 운전석 위치가 실용성보다는 역사적 관습에 더 크게 좌우됐다고 본다. 그러니 이건 재미로만 즐기자.
이 차이는 현대 여행자들에게 재미있는 사연을 만들기도 한다. 일본에서 차를 빌린 한국인은 운전석을 찾다 헤매고, 영국에서 운전한 미국인은 깜빡이 대신 와이퍼를 켜며 당황한다. 심지어 미국령 사모아는 왼쪽 통행인데도 오른쪽 운전석 차량을 쓰는 기묘한 예외까지 있다.
운전석 위치는 칼을 든 기사, 제국주의 열풍, 그리고 약간의 고집이 만든 결과물이다. 다음 번에 외국에서 운전대를 잡을 때, 그 위치가 어디든, 뒤에 숨은 이야기를 떠올리며 웃어보자. 결국 좌우를 떠나 안전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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