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대한민국은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4년 전국 초미세먼지(PM2.5) 연평균 농도는 15.6㎍/㎥로, 2015년(25.2㎍/㎥) 대비 38.1% 감소하였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연평균 10㎍/㎥ 이하)을 초과하는 수치다.
미세먼지의 주요 발생 원인을 놓고 정부의 시각과 실제 연구 결과 간 괴리가 존재한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대책을 발표하며, 자가용 차량에서 배출되는 매연이 미세먼지 문제의 주된 원인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 지원, 친환경차 보급 확대, 차량 2부제 시행 등 교통 부문에서의 저감 대책이 추진됐다.

그러나 실제 자가용이 미세먼지 발생에 기여하는 정도는 제한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의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도로 이동 오염원(자동차 등)이 전체 미세먼지(PM2.5) 배출량의 약 11%를 차지했다. 반면, 산업 부문은 39%로 자가용보다 훨씬 높은 기여도를 보였다. 즉,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가 도심에서는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국가 전체적인 미세먼지 문제의 핵심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국내 미세먼지의 상당 부분이 중국에서 유입된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2018년 환경부와 유관 연구기관의 공식 입장에 따르면, 한반도의 미세먼지 중 적게는 30%, 많게는 80%까지 중국에서 유입된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러나 외교적 문제로 인해 정부는 이를 직접적으로 지적하는 것을 자제해 왔다. 2019년 한·중·일 공동연구 결과 역시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을 인정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지만, 중국 측 반발로 인해 발표 일정이 연기된 바 있다.
한편, 차량 종류별 미세먼지 배출량에 대한 연구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기계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국산 소형 SUV를 대상으로 가솔린, 디젤, 전기자동차의 미세먼지 배출량을 측정한 결과, PM10(미세먼지) 기준으로 가솔린차는 42.3㎎/㎞, 디젤차는 43.2㎎/㎞, 전기차는 47.7㎎/㎞로 나타났다. PM2.5(초미세먼지) 기준으로는 가솔린차가 14.5㎎/㎞, 디젤차가 14.1㎎/㎞, 전기차가 13.9㎎/㎞ 수준이었다. 이는 전기차의 경우 배기가스는 없지만, 차량 중량이 무거워 타이어 및 도로 마모로 인한 비배기 미세먼지 발생량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결국,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차량 배출가스 저감 정책만으로는 부족하며, 산업 부문의 배출 관리와 함께 중국과의 외교적 협력을 통한 대기질 개선 노력이 필수적이다. 정부가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을 보다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현실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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