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다툼 끝에 고속도로 버스 전용 차선에 피해자 버려두고 혼자 차에서 내려… 피해자는 후속 사고로 사망
사실혼 관계의 남성이 말다툼 중 고속도로 버스 전용 차로에 차를 세우고 내려 충돌 사고가 발생하는 일이 벌어졌다. 사실혼 관계의 여성은 사고로 사망했는데 남성은 유가족을 상대로 재산 분할에 대한 소송을 진행중이다.
지난 달 29일 한문철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는 해당 사고의 유가족이 남성을 처벌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문의하는 사연이 올라왔다.
지난 3월19일 오전 9시 30분경 경부고속도로 남청주 IC인근에서 발생한 이 사고는 부부싸움 중 발생한 사고라고 보도됐지만 유가족은 실제 혼인 관계는 아니고 약 11년 정도의 사실혼 관계라고 밝혔다.
사고는 사소한 말다툼에서 시작됐다. 고속도로 2차선에서 운전중이던 남성은 말다툼 중 분을 풀지 못하고 차량을 버스 전용 차로에 세우고 내렸다. 여성은 급하게 동승석에서 내려 운전석으로 향했지만 뒤에서 달려오던 버스가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차량을 들이받았다. 여성은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사망하고 말았다. 남성은 사고 발생 직전 고속도로를 횡단해 건너는 모습이 피해 차량 블랙박스에 기록됐다.
이후 남성은 유가족에게 재산 포기각서 공증을 받아주는 대신 일정 금액과 함께 처벌불원서 작성을 요구했지만 유가족은 남성에 대한 처벌을 원하며 이를 거절했다. 이후 남성은 유가족에 대한 재산 분할 민사소송까지 진행하고 있다.
유가족은 남성에게 업무상과실치사죄는 인정될 수 있지만 유기치사죄는 적용되기 힘들다는 수임 변호사의 말에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를 수임하면 유기치사죄까지 인정될 수 있냐고 질문했다.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중과실 치사상)에 따르면 ‘업무상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사람을 사망이나 상해에 이르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형법 제275조(유기등 치사상)에 따르면 ‘제271조 내지 제273조의 죄를 범하여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사망에 이르게 한 때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명시되어 있어 유기치사죄의 처벌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기치사죄의 조항 내 제271조와 제273조는 ‘나이가 많거나 어림, 질병 그 밖의 사정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법률상 또는 계약상 보호할 의무가 있는 자’와 ‘자기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사람을 학대한 자’로 명시하고 있기 때문에 검사가 유기치사죄로 판단하지 않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문철 변호사는 ‘피해자의 거동이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었다 하더라도 고속도로 버스 전용 차로 한 복판에 차를 세웠고, 남성이 차를 세운 것에 고의성이 있어 보인다. 더군다나 버스가 오는 것을 육안으로 확인했음에도 여성을 버려두고 혼자 피난했다. 개인적으로는 유기치사죄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서 한 변호사는 ‘유가족이 할 수 있는 것은 유기치사죄로 형사 고소를 진행하는 것이다. 만약 경찰에서 검찰로 불송치한다면 경찰서장 앞으로 이의신청이 가능하다. 검찰에서 사건을 조사하고 기각된다면 대법원까지 항고가 가능하다.’며 택시기사가 주취자를 간선도로에 내려줘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건이 유기치사죄로 인정된 적이 있다는 판례를 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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