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올해 9개 차종에 대한 자동차안전도평가 진행
지난해에 없던 기준 신설하며 모델 Y 4등급 만든 국토교통부, 종합점수는 우수해
국토교통부가 올해 실시한 ’24년 자동차안전도평가(이하 KNCAP)’ 결과를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테슬라 모델 Y가 종합 등급 4등급을 받았는데, 지난해에 없던 조항까지 신설하며 받은 등급이라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9개 차종에 대해 ▲충돌 안전성 ▲외부 통행자 안전성 ▲사고 예방 안전성 등 총 3개 항목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모든 기준을 종합한 평과 결과는 다음과 같다. ▲1등급 : 기아 EV3, 볼보 S60, 벤츠 E200, 현대 싼타페 하이브리드 ▲2등급 : 토요타 프리우스 ▲3등급 : 벤츠 GLB250, 현대 캐스퍼 일렉트릭 ▲4등급 : 테슬라 모델 Y ▲5등급 : 지프 랭글러
이중 문제가 되는 것은 테슬라 모델Y의 종합 등급이다. 5등급 제도에서 4등급을 받았기에 안전도가 매우 취약할 것으로 보이지만 평가 점수를 자세히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 3개 평가 분야를 모두 합한 종합 점수는 전체 9대 중 5등이며 4번째로 순위가 높은 볼보의 S60과는 불과 0.5점 차이, 3번째로 순위가 높은 기아의 EV3와 비교하면 0.8점 차이다.
심지어 세 가지 평가 분야 중 최고 점수 60점으로 가장 중요한 항목인 ‘충돌 안전성’에서 테슬라 모델 Y는 57.631점을 받으며 전체 1등을 차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델 Y가 4등급을 받은 것은 최고 점수 20점인 ‘사고 예방 안정성’에서 별점 2개를 받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종합 등급은 평가 분야별 가장 낮은 별 등급에 따라 하향 조정”한다며 사고 예방 안전성에서 별 2개를 받은 경우 4등급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예시를 들었다. 테슬라 모델 Y의 이야기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이런 조항이 없었다. 23년도 자동차안전도평가에서 토요타 RAV4는 사고 예방 안전성 평가 별 2개를 받았지만, 종합 등급은 3등급 판정을 받았다. 3개 평가 항목에서 모두 낮은 점수를 기록해 5등급을 받은 지프 랭글러를 제외한다면, 올해에 신설된 조항이 겨냥하는 모델은 테슬라 모델 Y뿐이다. 이전부터 유독 테슬라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었던 국토교통부였기에 테슬라를 겨냥한 독소조항이라는 의심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평가다.
테슬라 모델 Y는 지난해 대한민국에 1만 3885대가 판매됐다. 수입 전기차 중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이며 전체 수입차 중에서도 세 번째로 많이 팔렸다. 올해는 지난달까지 1만 7671대를 판매하며 이미 지난해의 판매 기록을 앞질렀다. 수입차 판매 2순위인 BMW 5시리즈의 판매량과는 불과 1200대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내수시장 보호를 위한 조치는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테슬라 모델 Y RWD 모델이 수입되자 진행된 LFP 배터리에 대한 보조금 삭감, 지나치게 저평가된 사고 예방 안전성 평가는 자칫 보호무역의 과잉으로 비춰질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엄격하기로 소문난 유럽의 Euro NCAP에서도 테슬라 모델 Y는 안전 보조 평가 98%를 받았다. 모델 Y가 왜 이렇게 낮은 사고 예방 안전성 점수를 받았는지 국토교통부에 확인해 보려고 했지만 담당자의 회신을 받지 못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재집권과 일론 머스크의 정부효율부장 내정으로 인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에 대한 보호무역 문제 제기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지난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대미 자동차 수출 실적을 고려할 때, 거시적 관점에서의 시장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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