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 좋은 경차 샀는데, 월 지출은 그대로인 이유

경차는 무조건 경제적이라는 공식은 여전히 통할까?
높은 유류비와 치솟는 물가 속에서 많은 소비자들이 차량 구매 시 ‘유지비’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 특히, 세금과 유류비가 저렴하다는 인식 덕분에 경차는 사회 초년생, 1인 가구, 도심 출퇴근족에게 꾸준히 ‘가성비 차’로 꼽혀왔다. 하지만 실제로 경차를 구매한 일부 소비자들은 “오히려 유지비가 더 들었다”며 고개를 젓고 있다.
기자는 실제 비용 비교와 운전자 인터뷰를 통해 경차가 반드시 경제적인 선택이 아닌 경우를 분석해봤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경차는 대표적으로 기아 레이, 현대 캐스퍼, 쉐보레 스파크 등이 있다. 경차 구입 시 소비자는 여러 가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취득세 감면 (최대 50만 원 한도)
연간 자동차세 약 1만 원 수준 (배기량 1,000cc 이하)
공영주차장·고속도로 통행료 50% 할인
서류상만 보면 당연히 ‘경차가 최고’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실사용 단계에서 생각지 못한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 유지비 비교 – 연비보다 중요한 건 ‘총 유지비’
가장 흔히 오해하는 것이 ‘경차는 연비가 좋다’는 인식이다. 경차는 차체가 가볍고 배기량이 낮아 상대적으로 연비가 좋은 편이지만, 최근 출시된 하이브리드 차량들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지 않다.
예를 들어
기아 모닝의 실주행 연비는 약 15km/L
아반떼 하이브리드의 연비는 약 21km/L에 달한다
기름값이 리터당 1,700원이고, 연간 15,000km 주행한다고 가정했을 때 유류비는 다음과 같다:
모닝(경차): 약 170만 원
아반떼 하이브리드: 약 121만 원
오히려 하이브리드 차량이 연간 50만 원 가까이 저렴하다. 차량 가격은 차이가 나지만, 3~5년 이상 장기 보유 시 오히려 경차가 비싸질 수도 있는 셈이다.

실제로 경차 보험료가 중형차보다 비싼 경우도 있다. 보험사들은 차량 사고 데이터와 손해율을 기반으로 보험료를 산정한다. 경차는 차체가 작아 사고 시 손상 범위가 크고, 수리 시 전체 부품을 교체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수리비가 높게 책정된다. 또, 사회 초년생이나 첫차 운전자의 경우 경차임에도 불구하고 자차 보험료가 120만~150만 원 수준으로 책정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게다가 경차 전용 부품의 공급이 줄어들며 일부 정비소에서는 수리 대기 시간이 길거나 부품가가 높아지는 사례도 늘고 있다.
경차는 여전히 ‘혜택이 있는 차’이긴 하다. 하지만 단순히 연비와 세금만 보고 판단하기에는 고려할 요소가 많다. 실제 주행 거리, 운전자 나이와 보험 이력, 장거리 운행 여부, 정비 편의성 등을 함께 따져야 진짜 ‘가성비 차량’을 고를 수 있다.
특히 연간 15,000km 이상 운전하거나 보험료가 높은 사회 초년생의 경우엔 오히려 하이브리드나 중형차의 유지비가 더 합리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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