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은 자동차 산업의 요람으로,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포르쉐 등 세계적인 브랜드를 탄생시킨 나라이다. 1886년 칼 벤츠가 세계 최초의 자동차를 발명한 이후,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품질 추구를 이어가며 자동차 산업을 선도해왔다. 독일의 고속도로 아우토반과 같은 인프라는 이러한 자동차 문화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독일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 브랜드가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까.

최근 독일에서 한국 자동차 브랜드의 인지도가 크게 상승하고 있다. 2024년 독일 올해의 차(German Car of the Year) 시상식에서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6와 기아의 EV9이 각각 뉴 에너지 부문과 럭셔리 부문에서 수상했다. 아이오닉 6는 독창적인 디자인과 우수한 충전 기술로 메르세데스 벤츠 EQE SUV 등을 제치고 선정되었으며, 기아 EV9은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첨단 사양으로 BMW XM, 렉서스 RZ 등을 누르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아이오닉 6는 2023년 ‘월드 카 어워드’에서 ‘세계 올해의 차’, ‘세계 전기차’, ‘세계 자동차 디자인’ 부문을 석권하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이러한 성과는 한국 자동차의 기술력이 독일 자동차 업계에서도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차이퉁’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아시아 자동차 브랜드 중 17.3%의 지지를 받아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18.3%를 얻은 토요타였으며, 기아는 14.9%로 3위에 올랐다. 이는 독일 소비자들 사이에서 현대와 기아의 브랜드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독일 소비자들은 한국차가 신뢰할 만한 품질을 갖추고 있으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같은 최신 기술 면에서도 강점을 보인다고 평가하고 있다.

판매량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3년 현대자동차는 유럽 시장에서 534,170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3.1%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고, 기아자동차 역시 572,297대를 판매하며 5.4%의 성장률을 보였다. 독일 시장에서 현대와 기아는 각각 6%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독일 내 5위의 판매량을 달성했다. 제네시스 또한 독일 럭셔리 자동차 시장에서 2025년까지 약 12만 7,000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며, 쌍용자동차는 독일 SUV 시장에서 2025년까지 약 6,5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자동차 브랜드는 독일 시장에서 단순히 판매량을 늘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독일의 권위 있는 자동차 전문 매체들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의 코나 하이브리드는 독일의 유력 자동차 전문 매체인 ‘아우토 빌트(Auto Bild)’의 비교 평가에서 도요타의 코롤라 크로스 하이브리드를 제치고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또한, 현대와 기아의 최신 모델들은 디자인, 기술력, 안전성 면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하며, 독일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본고장이라 불리는 독일에서 현대와 기아가 인정받는다는 것은 한국 자동차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증거다. 특히 전기차 분야에서의 혁신적인 기술 도입과 다양한 모델 출시로 한국 자동차 브랜드는 독일에서 점점 더 강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앞으로 한국차가 독일 시장에서 얼마나 더 성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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