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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싼타페, 쏘렌토 부분변경 참전… ‘중형SUV 전쟁’ 시작됐다

권혁재 에디터

신형 싼타페, 쏘렌토 페이스리프트, 토레스 전기차 등 다양한 매력 갖춰

주변에 아이가 생긴 평범한 가장들은 차를 살 때마다 이런 이야기를 했다. “결국엔 돌고 돌아 싼타페, 쏘렌토 중에 하나더라” 아이와 아이들을 위한 짐을 충분히 실을 수 있으면서도 편안한 승차감을 갖춰야 하며, 만만한 자동차여야 한다. 유지 보수가 쉽고 차량 가격도 어느 정도 경제성을 갖춰야 한다는 이야기다. 결국은 돌고 돌아 국산 중형SUV로 고개를 돌릴 수 밖에 없다. 그런 중형SUV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얼마 전 싼타페의 완전 신형 모델이 출시했고, 곧이어 쏘렌토의 부분 변경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KG모빌리티 역시 작년 한해 돌풍을 일으켰던 토레스의 전기차 모델, 토레스EVX를 9월에 출시한다. 각 모델 별 장점과 단점을 살펴보고, 언급되지 않은 국내 브랜드의 중형SUV는 어떤 상황인지 살펴봤다.

현대자동차 5세대 싼타페 / 권혁재PD

1세대부터 도심형 SUV를 자처하던 싼타페가 갑자기 각을 잡았다. 세대를 거듭해도 지니고 있던 유려한 곡선이 사라지고 네모 반듯한 박스형 SUV로 새롭게 단장했다. 애초에 개발 단계에서 야외활동과 차박에 최적화 된 SUV를 콘셉트로 잡았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낯선 디자인에 대해 박한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실보다는 득이 훨씬 많다. 실제로 싼타페의 공간 활용도는 이보다 상위 모델인 팰리세이드를 연상케 할 정도로 뛰어나다. 성인 남성이 3열에 앉아도 천장에 머리가 닿지 않는다. 골프백이 세로가 아닌 가로로 적재되어 골프백 4개와 보스턴백 4개를 동시에 실을 수 있을 정도의 공간 활용도를 자랑한다. 트렁크 입구도 최대한으로 늘려 아이들의 유모차 역시 접지 않고 바로 적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아이들과 캠핑을 꿈꾼다면 어떨까? 루프랙을 활용해 차량용 텐트, 혹은 루프 캐리어를 설치해도 C필러에 있는 손잡이를 통해 접근하기 쉽게 설계됐다. 크기도 현재 판매중인 국산 SUV중에서 가장 크다. 전장은 국내 최고 수준이며 전폭과 휠베이스는 쏘렌토와 동일하다.

현대자동차 5세대 싼타페에 캠핑 콘셉트로 꾸민 모습 / 권혁재PD

그렇다면 단점은 없을까? 디자인은 개인의 취향이니까 넘어가도록 하자. 3백만 원 중반 정도로 인상한 가격이 아무래도 마음에 걸린다. 실제로 가격표를 살펴보면 가장 저렴한 3546만 원 가솔린 2.5ℓ 터보 익스클루시브도 상당히 많은 편의 장비를 담고 있다. 고속도로 주행보조(HDA)1, 어댑티브 크루즈 콘트롤, 차로 유지 보조2 등 첨단 주행 보조 장치와 12.3인치 내비게이션, 1열 열선, 통풍 시트 및 2열 열선 시트 등이 기본으로 적용되어 있다. 편의 사양에 큰 욕심이 없다면 가장 기본형에 옵션을 아무 것도 담지 않아도 편하게 타고 다닐 수 있다. 하지만 고개를 돌려 부분 변경 이전 쏘렌토만 봐도 가격 차이에 화들짝 놀라게 된다. 기사 작성일 기준으로 쏘렌토 가솔린 2.5ℓ 터보 트렌디 사양의 가격은 3024만 원으로 무려 5백만 원의 가격 차이가 벌어진다. 물론 쏘렌토의 부분 변경도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지만 같은 지붕 아래의 동급 모델 가격 차이로는 제법 큰 차이가 난다. 만약 욕심을 내다가 1.6ℓ 터보 하이브리드 캘리그래피 풀옵션 사양까지 가게 된다면 가격은 5273만 원까지 올라간다. 이럴 바에는 팰리세이드를 선택하는 게 낫지 않을까 고민하게 될 것이다.

※ 디 올 뉴 싼타페의 한 줄 평

장점 : 상위 모델을 노릴만 한 공간 활용도와 설계

단점 : 상위 모델을 노릴만 한 비싸진 가격

더 뉴 쏘렌토 / 기아

기아와 현대는 동급의 모델을 출시할 때 마다 항상 크기를 경쟁적으로 키워왔다. 쏘렌토 역시 4세대 싼타페 대비 커진 덩치와 남성미가 느껴지는 각진 디자인으로 출시됐다. 5세대 싼타페는 전폭과 휠베이스를 현행 쏘렌토와 맞추되 전장을 20mm 더 크게 키웠다. 이는 그랜저 역시 마찬가지인데 같은 지붕 아래에서 크기 경쟁은 더 이상 무의미하게 생각하지 않았나 추측할 수 있다. 즉 1열과 2열에서 탑승 공간은 싼타페와 크게 차이가 벌어지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다. 만약 3열 공간에 사람을 탑승 시킬 일이 전혀 없고 큰 짐을 보관하는 것에도 관심이 없다면 쏘렌토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시장에서 몇 넌 동안 판매율 순위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가면서 크고 작은 오류들은 다 잡았고, 부분 변경의 특성 상 파워트레인이나 전장에 큰 변화가 있지 않을 것이다. 아예 신형 모델인 싼타페보다는 안정성 측면에서 신뢰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시장에서 이만큼 호흥을 얻었다는 것은 상품성이 뛰어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더 뉴 쏘렌토 / 기아

하지만 위에 나열한 장점을 반대로 뒤집으면 단점이 될 수 있다. 시장에서 항상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갈 정도로 팔렸기 때문에 길거리에 너무 흔하다. 기존의 쏘렌토와 비교해보면 부분 변경임에도 전면부 펜더의 형상과 보닛의 디자인을 변경하는 등 많은 신경을 쓴 것을 알 수 있다. 기존의 남성적인 디자인이 다소 유순해져서 나름 여성스러운 모습도 보인다. 하지만 측면 디자인과 후면부 디자인까지 완벽하게 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예민한 소비자라면 크게 새로워졌다는 것을 못 느낄 수 있다. 차량의 콘셉트 마저 획기적으로 변모한 싼타페와 비교해서 보면 더더욱 그렇다.

※ 더 뉴 쏘렌토의 한 줄 평

장점 : 수 년 간 쌓아온 신뢰도와 상품성에 대한 믿음

단점 : 싼타페의 변화가 너무 큰 나머지 옛것처럼 보이는 디자인

토레스 EVX / KG모빌리티

당장 싼타페와 쏘렌토의 하이브리드 판매량만 봐도 중형SUV 전기차는 가장들에게 확실한 이점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그 시작점을 끊은 차가 현대차그룹이 아닌 KG모빌리티라에서 나왔다는 게 놀라운 일이기도 하다. 9월 출시 예정인 토레스 EVX는 73.4kWh의 리튬 인산철 배터리를 얹고 1회 충전 시 433km의 복합 전비를 기록한다. 물론 배터리 특성 상 저온 환경에서는 333km로 주행 거리가 뚝 떨어지기는 하지만 도심 생활을 하는 이라면 결코 부족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토레스 EVX는 4850~5200만 원 사이의 가격대를 책정했다. 물론 옵션을 더 하면 가격이 더 오르겠지만, 반대로 전기차이기에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내연기관 모델인 싼타페의 풀옵션 가격으로 순수 전기차의 최고 트림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 역시 매력적인 포인트다. 싼타페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는 공간 활용성은 토레스도 뛰어나다. 휠베이스는 135mm, 전장은 115mm, 전폭은 10mm 차이로 작아 탑승 공간의 절대적인 크기 차이가 있지만 전고는 싼타페에 비해 오히려 5mm가 높다. 특히 토레스는 2열 천장이 가장 높은 구조로 설계되어 2열의 편의성이 높은 차량 중 한 대다.

토레스 EVX / KG모빌리티

다만 3열이 없는 것은 치명적인 단점일 수 있다. 이 세그먼트의 SUV를 사는 사람들은 배우자와 아이는 물론 유사 시 부모님, 혹은 배우자의 부모님까지 함께 모셔야 하는 상황까지 고려하게 된다. 그런 경우의 수까지 고려한다면 아무리 전기차로서의 이점이 있다고 해도 눈 밖에 날 확률이 높다. 그리고 리튬 인산철 배터리의 성능 또한 미지수다. 최근 테슬라 모델Y의 RWD모델이 국내에 출시되며 리튬 인산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리튬 인산철 배터리는 가격이 저렴하고 리튬 이온 배터리 대비 안정성이 뛰어나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지만 배터리 밀도가 낮아 크기가 크고 무겁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상온 대비 저온에서 주행 거리가 많이 줄어든다. 토레스 EVX만 해도 상온과 저온에서의 주행 가능 거리가 100km 차이가 발생한다. 충전이 용이한 생활 반경에 있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공동 주택에 살면서 충전에 대한 눈치 싸움을 해야하는 상황이라면 큰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다. 만약 중국제 상품에 대한 불신이 가득하다면 BYD와 함께 협업해서 만든 차라는 부분에서도 불만일 수 있겠다.

※ 토레스 EVX의 한 줄 평

장점 : 전기차이지만 동급 내연 기관 모델과 비교해도 크게 비싸지 않은 가격

단점 : 중국제 리튬 인산철 배터리… 괜찮을까?

중국에서 유출 된 쉐보레 이쿼녹스의 풀체인지 모델

그렇다면 한국GM과 르노코리아의 상황은 어떨까? 우선 두 브랜드 모두 현재 싼타페, 쏘렌토, 토레스와 경쟁할 수 있을만한 중형SUV가 판매되고 있지 않다. 그나마 가장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는 차가 이쿼녹스와 QM6인데 두 모델은 모두 투싼보다 작은 크기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이쿼녹스는 수입차이긴 하지만 노후화된 모델임에도 동급 대비 비싼 가격으로 인해 시장에서 선택을 받지 못 하고 있다. QM6 역시 출시한지 8년 차가 되는 모델로 두 번의 부분 변경을 진행했지만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이를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우선 이쿼녹스 내연 기관 모델의 경우 내년 출시를 목표로 테스트 주행 중인 모습이 많이 목격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테스트 중인 모습이 더러 발견되면서 GM 한국사업장이 신형 이쿼녹스 개발에 영향을 끼쳤을 거라는 추측도 존재한다. 중국에서는 디자인 인증을 받기 위해 찍은 사진이 유출되기도 했다. 다만 해당 모델이 글로벌 사양인지 중국 전용 사양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내연기관 이쿼녹스보다 더 많은 기대를 받는 차량이 있다.

이쿼녹스 EV / Chevrolet Pressroom

올해부터 미국 내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갈 순수 전기차 이쿼녹스EV는 기본형 모델의 가격이 약 3만 달러로 책정되며 가장 저렴한 전기차의 반열에 들어섰다. GM의 3세대 전기차 플랫폼을 활용하여 위에 언급한 내연기관 이쿼녹스와는 이름만 같을 뿐 완전히 다른 차다. 5세대와 싼타페와 비교해서 전장과 전폭은 비슷하고 휠 베이스는 10cm이상 더 길며 전고는 10cm이상 더 낮다. 톨보이 형태의 SUV와 비교하자면 오히려 아이오닉5와 비슷한 프로포션이다.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고 크기도 위에 나열한 중형SUV와 가장 비슷한 크기다. 다만, 국내에 들어온다 하더라도 그 시점은 제법 오래 뒤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미국에 출시하는 이쿼녹스 EV는 중간급 트림으로 한정되어 있으며 나머지 트림은 내년 봄에 본격적으로 인도가 될 예정이다. 가격이 저렴한 만큼 미국 내에서 공급 상황이 원활할지도 미지수다. 쉐보레 볼트 역시 국내 구매 대기자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수입되는 물량은 매우 한정적이다. 물량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를 볼 수도 있다.

르노코리아 QM6 / 권혁재PD

르노코리아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중국의 지리자동차가 르노코리아의 지분을 인수하며 2대 주주가 되는 과정에서 차세대 모델 출시까지 더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QM6의 후속이 될 중형SUV는 볼보에서 사용하는 CMA 플랫폼을 활용하여 현행보다 커진다고 알려져 있다. 출시 예정 시기는 내년 하반기인데, 그 때까지 르노코리아는 QM6의 판매를 이어가야 한다. 이를 위해 최근 부분 변경을 진행하고 타사에는 없는 2인승 밴형 모델까지 출시하는 등 차별화 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내년 하반기까지만 잘 버틴다면 싼타페, 쏘렌토, 토레스와 제대로 견줄 수 있는 중형 SUV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그 때까지의 계획이 정말 중요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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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재 에디터
mobomtaxi@carandm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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