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은 스포티지와 비슷한데 실내 공간은 오히려 카니발보다 넓어
다음 달 패신저와 카고 롱 모델 인도 시작으로 본격 판매
기아가 22일 경기 광명시 아이벡스 스튜디오에서 ‘더 기아 PV5 테크 데이’를 열고 전동화 모빌리티 PV5의 상품성과 실사용자 중심 기술 혁신 사례를 발표했다. PV5는 기아의 첫 전동화 전용 PBV(Platform Beyond Vehicle)로 다양한 용도에 맞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유연하게 호가장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기아는 PV5를 ‘고객의 다양한 용도에 대응하는 맞춤형 모빌리티’로 정의하고, 시장 조사와 실제 고객 참여를 통해 개발했다. 주석하 기아 연구개발본부 MSV프로젝트3실 상무는 “PV5는 개발 초기부터 고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공간 최대화, 확장성, 연결성 측면에서 혁신을 구현했다”며 “기아 전 부문의 협업 결과이며, 앞으로도 고객 의견을 반영해 상품성과 완성도를 계속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PV5 개발에 PBV 전용 신상품 개발 프로세스를 처음 적용했다. 이 프로세스는 다품종 차량을 유연하게 개발하기 위한 체계로, 세밀한 시장 조사와 고객 인터뷰를 통해 폭넓은 사용자 시나리오를 수립하고, 국내외 소비자와 기업 고객, 공공기관 담당자까지 참여시켜 실사용 기반 검증을 강화했다.
개발 초기에는 현대차그룹 UX 스튜디오 서울에 PBV 테스트 벅을 전시해 다양한 고객 반응을 점검했고, 교통약자 이동 차량 개발 때는 휠체어 이용자와 장애인 택시 운영 관계자에게 시승 기회를 제공해 의견을 수렴했다.
이를 바탕으로 기아는 낮은 2열 스텝고, 최대 181cm 실내고(하이루프 기준), ‘기아 애드기어’와 ‘L-Track 패키지’, 5.5m 회전 반경 등을 구현했다. 또 2022년과 2023년 두 차례 ‘PBV 파트너스 데이’를 열어 국내외 100여 개 고객사와 개발 방향성에 대해 협의하며 지속 가능한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

PV5는 고객별 실제 주행 환경과 용도를 분석해 PBV 특화 개발, 총소유비용(TCO) 최소화, PBV 생태계 구축 등 세 가지 전략을 중심으로 제원과 라인업을 구성했다.
PBV 특화 개발을 통해 패신저 모델의 시트 배열은 2-3-0, 1-2-2, 2-2-3 등으로 다양하며, 카고는 컴팩트, 롱, 하이루프 세 가지 모델로 운영된다. 특히 패신저의 1-2-2 시트 배열은 조수석 대신 캐리어 등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해 공항 택시 모델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카고 모델은 사용 용도에 따라 바디 타입을 선택할 수 있으며 하이루프 모델도 전고가 2.3m를 초과하지 않아 지하주차장에 진입 가능하다.
총소유비용 절감을 위해 부품 공용화율을 높이고, 모터와 배터리 시스템을 용도에 맞게 최적화했다. 경미한 충돌 시 부품 손상을 줄이기 위해 히든 타입 LED 헤드램프와 3분할 범퍼를 적용했고, 내구 성능을 기존 승용차보다 강화해 유지비용 절감에도 신경 썼다.
기아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확장 가능한 PBV 생태계를 위해 AAOS 기반 PBV 전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적용했다. 플레오스 앱 마켓을 통한 서드파티 앱 지원, 컨버전 차량 제어 기능 등을 제공하며, 오픈소스 기반 ‘기아 애드기어’와 ‘루프랙 마운트 홀’, ‘L-Track’을 활용해 맞춤형 차량 구성을 지원한다.

PV5는 2995mm 휠베이스와 5.5m 회전 반경으로 좁은 골목 주행과 주차 편의성을 높였다. 이는 준중형 SUV 스포티지의 전장보다 10mm가 긴 것에 불과하지만, 2열 기준 스포티지보다 헤드룸은 76mm, 숄더룸은 205mm가 넓다. 레그룸은 55mm 짧지만 대신 스포티지에는 없는 3열 시트가 들어가게 된다.
기아의 카니발 7인승과 비교했을 때는 2열 기준 헤드룸은 73mm, 숄더룸은 11mm가 더 넓으며, 레그룸은 34mm 부족하다. 단, 3열 공간은 PV5의 헤드룸이 64mm, 레그룸 97mm, 숄더룸은 79mm가 더 넓어 전체 탑승자가 느끼는 공간의 여유는 PV5가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즉, 전장과 전폭은 스포티지와 비슷하지만 2995mm의 휠베이스와 운전석 전방 배치 등을 통해 카니발과 견줄 수 있는 실내 공간을 완성한 것이다. 2열 슬라이딩 도어의 스텝고는 399mm, 도어의 개폐량은 775mm로 어린이와 노약자, 휠체어 이용자도 편리하게 승하차할 수 있다.
트렁크 용량은 2-3-0 모델 기준 1330ℓ이며 2열 시트 폴딩 시 최대 3615ℓ까지 늘어난다. 모빌리티 서비스 특화 모델(1-2-2)은 동승석 시트를 적재 공간으로 활용해 캐리어 3개까지 적재 가능하다.
카고 모델은 419mm 낮은 후면 적재고와 함께 컴팩트·롱 1520mm, 하이루프 1815mm 실내고를 제공한다. 카고 롱은 최대 4420ℓ, 하이루프는 최대 5165ℓ 적재 용량을 갖췄으며, 하이루프 ‘워크스루’ 옵션으로 운전자가 차량 밖으로 나가지 않고도 카고룸 이동이 가능하다.

전동화 플랫폼 ‘E-GMP.S’는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를 기반으로 설계됐으며, 실내 공간 극대화와 성능 최적화를 목표로 했다. 주요 부품과 시스템을 모듈화해 개발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였으며, PE룸 내부 부품 배치 최적화와 운전석 전방 배치, 다중 골격 구조 적용으로 안전성을 강화했다.
배터리는 전륜 서브프레임으로 보호하며 180mm 배터리 지상고를 확보했다. 초고장력강을 주요 부위에 적용해 차체 강성을 높였고, 전륜 더블위시본과 후륜 CTBA 서스펜션을 적용해 주행 성능과 내구성을 균형 있게 확보했다.
모터·인버터·감속기 일체형 구동모터는 최고 출력 120kW(약 160마력), 최대 토크 250Nm(약 25.5kg.m)이며, 배터리 시스템은 71.2kWh, 51.5kWh의 NCM 배터리와 43.3kWh의 LFP 배터리 등 세 가지가 제공된다. 단, LFP 배터리는 내수용 모델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플렉시블 바디 시스템도 PV5에 처음 적용됐다. 이 시스템은 차체, 도어, 외장 및 내장 부품을 모듈화해 다양한 사양을 유연하게 개발·생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전면부와 1열 구조는 전 모델 공통으로 적용하고, 1열 이후 구조는 모듈 단위로 조합해 최대 16종 바디 구성이 가능하다.
기아는 패신저(롱), 카고 롱(3도어/4도어), 카고 컴팩트(3도어/4도어), 카고 하이루프(3도어/4도어) 등 7종 기본 바디를 우선 선보인다. 카고 롱은 리어 오버행 모듈을 확장해 전환 가능성을 높였다.
차체 외측에는 조립형 후측방 어라운드 가니쉬와 외골격 환형 구조를 적용해 구조적 안정성과 정비 편의성을 높였다. 롱바디 모델에는 외골격 듀얼 환형 구조를 적용해 강성을 강화했다. D필러 전방 스틸 패널은 2종 금형으로 생산해 다양한 바디에 활용한다.

기아는 ‘기아 제뉴인 액세서리’로 패신저 2-3-0 모델에 2열 폴딩 시 풀 플랫 공간을 제공하는 ‘러기지 평탄화 데크’를 운영하며, 카고 모델에는 ‘카고룸 평탄화 플로어’를 제공해 지게차를 활용한 팔레트 적재 등 다양한 요구를 충족한다.
수납 공간도 운전석 크래시패드 상단 트레이, 충전용 C타입 USB 단자, 플로어·도어 스커프 트레이, 대용량 도어 트레이, 센터페시아 슬라이딩 트레이, 카고 1열 시트 후방 멀티 수납 공간 등 동급 최고 수준을 확보했다.
또한 캐스퍼 일렉트릭에서 선보였던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를 더욱 강화한 2세대 모델이 들어가며, 이외에도 워크 어웨이 락, 펫 모드 등의 편의 사양이 적용된다.

기아는 PBV 전용 공장인 ‘화성 EVO 플랜트’ 인근에 ‘PBV 컨버전 센터’를 구축하고, 컨버전 개발 프로세스를 새로 정립해 컨버전 모델을 개발·생산하게 된다. 기본 모델 차체에 홀, 너트, 브라켓 등 전용 마운팅 구조를 적용해 추가 작업 없이 부품 장착이 가능하며, 제어기와 와이어링 하네스 등 컨버전 전용 기능도 기본 설계에 포함했다.
PBV 컨버전 센터에서는 오픈베드, 라이트 캠퍼, 프라임, 내장탑차, 냉동탑차 등 다양한 컨버전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기아에서 직접 생산하지 못하는 맞춤형 모델은 ‘컨버전 포털 시스템’과 ‘도너 모델’을 운영해 외부 협력사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협력한다. 이를 위해 기술 가이드와 차량 데이터를 제공하고 연구소 기술 지원도 연계한다.
도너 모델은 시트와 트림 등 불필요한 부품을 사전 제거한 상태로 출고하며, 컨버전 전용 제어기와 인포테인먼트 연동 기능 등을 탑재해 외부 협력사가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컨버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기아는 다음 달부터 국내에서 PV5 패신저 2-3-0과 카고 롱 모델 인도를 시작하며, 올해 4분기 유럽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PV5를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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