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폭탄 속, 현대차 미국에 여의도 4배 규모의 공장 HMGMA 완공

HMGMA 완공으로 미국 내 연간 100만 대 생산 체제 갖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도 높은 관세 정책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미국 투자를 끌어내고 있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 여의도 4배 규모의 크기를 갖춘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을 열었다.

이번 준공식에는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 버디 카터 연방 하원의원, 앙헬 카브레라 조지아공대 총장, 조현동 주미 대사,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장재훈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등 주요 인사와 임직원 500여 명이 참석했다.

HMGMA는 현대차그룹의 미래 전략을 담은 핵심 생산 기지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을 중심으로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환영사에서 “이곳은 단순한 제조 시설을 넘어 모빌리티의 미래를 열어갈 공간”이라고 말했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현대차그룹의 결정과 실행력을 높이 평가하며, “조지아주의 인프라와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 현대차그룹의 혁신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HMGMA에서 생산된 아이오닉 5에 서명하며 상징적인 의미를 더했다.

HMGMA는 2022년 10월 착공해 2024년 10월 아이오닉 5 생산을 시작했으며, 2025년 3월에는 전동화 SUV 모델인 아이오닉 9의 양산에 돌입했다. 내년에는 기아 모델 생산도 추가되고, 향후 제네시스 차량까지 생산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혼류 생산 체제를 통해 하이브리드 차량도 생산할 계획으로, 다양한 소비자 수요를 충족시킬 방침이다. 이번 준공으로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연간 100만 대 생산 체제를 갖췄으며, 20만 대 증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HMGMA는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으로 설계돼 제조 전 과정을 디지털화하고 AI를 활용해 생산 데이터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 품질 관리와 이상 징후 사전 감지가 가능하며, 첨단 로봇이 고위험 작업을 대체하고 있다. 예를 들어, 차량 도어 장착 공정을 완전 자동화했으며, 도장 품질 검사를 위해 1대당 5만 장 이상의 이미지를 촬영·분석하는 로봇 시스템을 도입했다.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로봇 ‘스팟’은 공정 검사를 지원하며, 향후 ‘올 뉴 아틀라스’ 휴머노이드 로봇도 투입될 예정이다.

HMGMA는 임직원이 쾌적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자연광을 활용한 개방형 구조로 설계됐다. 부지 내에는 산책로와 운동장 등으로 구성된 생태공원이 조성 중이다. 공장 내부에서는 200여 대의 자율이동로봇이 부품을 운반하고, 완성차는 주차 로봇을 통해 검사장으로 이송된다. 외부 물류는 수소전기 트럭이 담당해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물류 체계를 구축했다.

HMGMA 전체 부지 면적은 1176만㎡(약 355만 평)로 여의도의 약 4배에 달하는 규모다. 부지 내에는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 현대트랜시스 등 계열사가 공장을 운영 중이다. 현대모비스는 연간 30만 대분의 배터리 시스템을 생산하며, 현대글로비스는 부품 물류와 완성차 관리를 담당한다. 현대제철은 초고강도강 소재를 가공해 공급하며, 현대트랜시스는 고품질 자동차 시트를 생산한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 배터리셀 공장도 내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HMGMA 준공에 따라 조지아주와 인근 지역에 17개의 국내 협력사가 신규 또는 추가 진출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HMGMA는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세 번째 생산 거점으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확대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의 성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