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배터리 위해 삼성SDI와 손 잡았다

로봇 전용 배터리 공동 개발 위한 업무협약 체결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삼성SDI와 손잡고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출력과 사용 시간을 늘린 로봇 전용 고성능 배터리를 공동 개발한다. 이를 위해 세 회사는 지난 24일 ‘로봇 전용 배터리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는 현동진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장(상무)과 조한제 삼성SDI 소형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부사장)이 참석했다. 두 회사는 각자 보유한 기술력과 자원을 활용해 로봇 최적화 배터리를 개발하고, 이를 다양한 서비스 로봇에 적용할 계획이다.

현재 로봇 산업에서는 전용 배터리가 없어 전동 공구나 경량 전기 이동수단(LEV)용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로봇은 구조가 복잡하고 공간이 제한적인 만큼, 기존 배터리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특히 작은 배터리 셀을 적용하면 출력 용량이 줄어드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협업의 핵심은 배터리 형태를 제한된 공간에 맞추면서도 에너지 밀도를 높여 출력과 사용 시간을 개선하는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 로보틱스랩은 새로 개발하는 배터리의 로봇 적용 평가와 성능 향상을 맡는다. 다년간 축적한 로봇 기술을 활용해 배터리의 충·방전 성능과 사용 시간, 내구성 등을 검증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고용량 소재를 개발하고 설계를 최적화해 배터리 효율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배터리 사용 시간이 기존보다 늘어나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회사는 이번 공동 개발을 통해 로봇 배터리 분야의 혁신을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삼성SDI와 함께 로봇 시장 확대를 위한 공동 마케팅도 진행한다. 오는 3월 열리는 ‘인터배터리 2025’ 삼성SDI 전시관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서비스 로봇 달이(DAL-e)와 모베드(MobED)를 선보인다. 이 자리에서 참관객과 업계 관계자를 대상으로 로봇 시연을 진행하고, 로봇용 배터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소개할 예정이다.

현동진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장은 “삼성SDI와 협력해 로봇 전용 고성능 배터리를 개발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로보틱스랩의 기술과 삼성SDI의 배터리 기술이 결합하면 장기적으로 배터리 수급 안정성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을 갖춘 로봇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한제 삼성SDI 소형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은 “현대차와 기아와의 협력을 로봇 시장까지 확대하게 됐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로봇용 배터리 시장에서도 차별화된 기술력과 높은 품질을 갖춘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