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진 바이크 세우는 법부터 알려드립니다…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는?

1970년대부터 시작, 현재는 17개국 53개 거점에서 안전운전 교육 진행
지난 3월 개관 이후 한 달 보름만에 240여명 수료해

“센터를 만들 때부터 아예 수익 사업으로 생각하지 않았어요.” 혼다코리아 홍보팀은 지난 3월 개관한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 운영 비용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대지 면적만 2400평에 달하는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는 혼다코리아가 직접 설립한 국내 최대 규모의 모터사이클 안전운전 교육 시설이다. 혼다코리아의 초청을 받아 직접 현장을 찾았다.

자동차와 오토바이의 성능이 급격히 향상된 1960년대 이후 교통사고 사망자가 늘자, 혼다는 1970년 일본에 안전운전 보급 본부를 설립했다. 이후 1989년 태국에 첫 해외 거점을 세웠고, 올해 3월에는 경기도 이천에 국내 최초의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를 개소했다. 혼다는 전 세계 17개국, 53개 거점에서 안전운전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혼다는 2021년 발표한 글로벌 비전에서 2030년까지 자사 자동차와 모터사이클을 통한 교통사고 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이고, 2050년까지는 사망자 ‘제로’를 목표로 제시했다. 1960년대부터 이어져온 안전 중시 철학이 여전히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혼다코리아가 설립한 시설이지만, 혼다 모터사이클 소유자만을 위한 심화 교육 프로그램은 아니다. 에듀케이션 센터에 따르면 교육 이수자의 절반은 타 제조사 모터사이클 소유자이며, 모터사이클 경험이 없어도 자전거를 탈 수 있다면 입문 과정부터 참여할 수 있다. 프로그램은 ▲비기너 스쿠터 ▲비기너 매뉴얼(수동) 등 입문자 과정과 ▲타운 라이더 ▲투어 라이더 ▲테크니컬 라이더 등 초급부터 고급까지 총 5단계로 구성돼 있다.

현장을 찾은 이날 실제로 입문형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것을 잠깐 볼 수 있었는데, 당시 교육 주제는 ‘넘어진 바이크를 안전하게 세우는 법’이었다. 허리를 사용해 무리하게 들 경우 부상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적은 힘으로 다치지 않고 모터사이클을 다시 세우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다. 수강생 중에는 여성 라이더도 있었다.

일본 혼다에서 안전운전 지도자 과정을 수료한 인스트럭터 4명이 상주하며 교육을 진행한다.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는 국내 모터사이클 교육 시설 가운데 처음으로 정식 학원 인증을 받았으며, 이를 증명하듯 리셉션 공간에는 학원설립·운영등록증명서, 교습비 게시표, 강사 게시표 등이 게시돼 있었다. 학원 인증을 통해 수강 중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영업배상책임보험은 물론 학원 책임보험까지 보장된다.

하지만 학원 인증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이 있다. 타 제조사의 브랜드 체험 공간처럼 굿즈 등을 판매하는 영리 행위가 학원 시설에서는 금지된다. 혼다코리아의 유일한 수입은 수강료로, 프로그램 당 27만 원으로 책정됐다. 27만 원을 내면 에듀케이션 센터는 교육 중 탑승할 바이크와 헬멧, 바라클라바, 상체·팔꿈치·무릎 보호대와 라이딩 부츠, 라이딩 장갑을 무상으로 대여해 준다. 비가 올 경우에는 레인 코트까지 빌려주며 교육을 수료하면 배지와 소정의 기념품도 제공한다. 사실상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

혼다코리아는 “사회공헌 활동이라 부르긴 어렵지만, 수익 사업으로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대신 기존에 혼다 자동차 정비 교육이 이뤄지던 평택 서비스 트레이닝 센터가 통합 이전됐으며, 모터사이클 서비스 트레이닝도 진행하는 등 공간에 대한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혼다코리아는 연간 1500명 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지난 3월 6일 개소 이후 약 45일간 총 237명이 교육을 이수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수요가 늘면 인스트럭터와 교육 규모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 예약은 혼다코리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입문형 프로그램의 경우 약 한 달 치 일정이 마감될 만큼 수요가 높아 긍정적인 반응을 엿볼 수 있다.